가을이 되니 해가 약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여름 그 기세를 떨치던 해가
떠오르는 것은 늦어지고 지는 것은 빨라집니다. 그렇게 맹위를 떨치던 해도 이제는 쉼이 필요한가 봅니다. 약해지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해는 지혜롭습니다. 항상 뜨겁지 않고, 때를 따라서 그 강약을 조절하며, 때로는 나서기도 하고 때로는 뒤로 물러서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앞에서 일할 때는 열심히, 또한 쉼이 필요할 때는 한발 뒤로 물러서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봄과 여름이 세를 발하고 피우는 기간이라면 이제 가을은 계절의 피정에 들어가는 시간입니다. 우리도 항상 무엇을 열심히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만, 때로는 한발 뒤로 물러나 삶과 믿음의 깊이를 더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