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동역자 여러분께 2018년 8월 9일
짙게 덮인 회색빛 구름, 초록 벌판. 한참 우기인 마을의 풍경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날씨가 많이
더워서 고생하고 계신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이곳은 서늘하여 (24 - 31도)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작년 12월 31일에 선교편지를 보낸이후 지금껏 소식을 드리지 못해 많이 궁금해 하셨지요?
1. 임마누엘 국제학교 건축은 순조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단층 유치원 건물과 3층 교사
기숙사가 지어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많은 도움의 손길들이 있었습니다. 같은
교회에서 파송되신 정 혁 선교사님 내외분께서 초등학교 운영을 맡아 주십니다. 그리고 필리핀
선교사인 Flor Boniao 선교사가 유치원을 맡아서 director로 수고해 주십니다. 임마누엘 학교
사역이 협력사역의 귀한 본이 되는 사역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마을의 센터와 국제학교
사이에서 연락을 담당하는 (liaison)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유치원 건물 교사 기숙사 건물
임마누엘 국제학교 staff
2. Vuthy (워티) 전도사가 7년간의 신학교 수업과 M.Div과정을 마치고 드디어 6월 8일에 졸업을
했습니다. 작년 11월부터 시작한 깜므꺼 마을 센터를 맡아서 계속 사역을 할 예정이고
공부마치고 마을로 돌아왔기에 약속대로 센터에서 기르던 소 한마리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신실하고 영혼을 사랑하는 목회자가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3. 개미산 마을 센터를 담당하는 소펄 (Sophal)목사도 신실하게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소펄 목사랑 대화하다보면 아프고 가난한 성도들과 배움의 기회가 없는 어린이들에게 항상
마음이 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교회를 섬기는 귀한 목회자가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4. 소펄 목사와 워티 전도사의 목회자 훈련을 (pastoral mentoring)을 같은 NLMA에서 파송되신
박승배 선교사님께서 맡아주셔서 한달에 두번씩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평신도라서 감당할
수 없었던 목회자 훈련을 목사님이신 선교사님께서 담당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신학교에서 배운것과 실제 목회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함께 나누며 교회를 섬기는
부분에서 많이 자라나기를 기도합니다.
5. 필리핀 선교사이신 Milkie Boniao 선교사님이 국제학교 근처에 센터를 여는일에 함께
참여하기로 하셨습니다. 현재 학교 근처에 있는 마을을 다녀보고 있습니다. 영어와 성경을
가르치며, 관계를 맺고 주일에 믿는 학생들이 모여서 교회가 되는 센터사역이 국제학교와 함께
지역사회에 복음을 전하는 한 축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 센터도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6. 지난 몇년 동안의 사역기간중 최대의 위기를 겪으며 지나느라 녹초가 되어 편지를 드릴 수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10년전 마을로 들어오면서 한가지 각오했던것은 예수님도,
사도바울도 배신한 제자가 있었으니, 나도 분명히 그런 일이 생길 것이니 실망하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올해 1월달에 10년동안 함께 사역했던 사란선생을 센터에서 내보냈습니다. 많이
참고 기도하고 권면한 시간이 오래였지만 크리스챤 리더로서 흠결이 크고 학생들에게 본이 되지
않기에 아프지만 결단을 내렸습니다. 사란선생을 따라 5명의 센터 학생들도 따라나갔습니다.
현재 센터엔 3명이 남아있습니다. 함께 하던 동생 요셉 선교사도 7월달에 안식기간으로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동안 하나님을 의지하고 사역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주위에서 도와주던 사람들이 떠나고 나니
실상은 사람들에 의지하여 이 사역을 해 왔다는 깨달음, 나의 경험과 능력으로 아이들이 모이고
센터를 이끌어왔고 내가 결정한 것이 다 옳다는 교만함이 제 안에 자리잡고 있었음을 알게되고,
그동안 사역이 커져가기만 했었지,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이 없었기에 충격과 회개의
기간을 거치며 많이 아팠습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라는 기도밖엔 할 수 없었습니다. 찬송은
생각할 수 도 없었습니다. 기도부탁하려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부끄럽지만 고백합니다. 그동안
매일매일 생기는 일을 해결하느라 말씀과 기도를 소홀히 했던 결과였습니다. 평안할 땐
기도하지 않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야 하나님을 찾게 되었습니다. 선교사라고 하면서
이렇게 엉망인 내적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마음아파 하실까 부끄러웠습니다.
저보다 더 오지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의 도전은 복음으로 돌아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가 필요한 사람이 이런 엉망이고 속물인 나 자신인것, 나 때문에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시는 복음.
첫사랑을 회복하고 초심으로 돌아가라- 처음 이 마을에 왔을때 모든 사람이 보석으로
보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사람들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있을것이라는 믿음으로
기쁨으로 복음을 전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믿었던 학생들이 떠나고, 아무리 전해도 끄떡하지
않는 마을 사람들을 보며, 마음이 지쳐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이 힘든 시기를 겪으며
묵상했던 시편 37편 3절: 여호와를 의뢰하여 선을 행하라, 빌립보서 1장 6절: 너희 속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가 확신하노라. 이 말씀대로 시작하신
하나님께서 끝까지 함께 하실 것과 약속을 지키실 하나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다시 일어서려고
합니다.
‘야곱이 잠깨어 일어난후 돌단을 쌓은것 본받아서 숨질때 되도록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이 찬양이 저의 영혼의 고백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도 함께 기도해
주세요.
다시금 여러분들의 기도를 떠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조 에스더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