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훈련을 갔습니다. 거기에서 서로 조를 만들어서 전투력을 측정하는 그런 시간이 있었습니다. 매우 추운 날씨에, 눈과 비가 섞여서 내리던 그런 날이었습니다. 등에 잔뜩 군장을 메고 4마일 정도를 걸어야 하는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사진 속의 어떤 병사는 군화의 끈이 풀려버렸습니다. 어깨에 너무나 많은 짐이 있고, 총까지 있어서 다시 그 물건들을 내려놓고 군화의 끈을 풀고 다시 짐을 들고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걸렸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끈이 풀려버린 군화를 신고갈수는 없습니다. 군화 자체도 무겁기에 군화는 단단히 발에 밀착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 병사의 모습을 본, 한 동료군인이 선뜻와서 군화의 끈을 묶어주었습니다. 군대에서는 이런 것을 전우애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군화를 묶어주려면 자신도 숙여야 하고 어쩌면 자신도 바빴을지도 모르는데 와서 다른 군인을 섬기는 모습을 보게되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자신의 무릅을 꿇지 않고는,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면 결코 섬기지 못했을 것이고, 낮아지지 않는다면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세상의 짐으로 너무나 무거워서 스스로 군화의 끈을 묶는것도 힘든 시기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때 서로 서로가 숙여서 누군가의 끈을 묶어준다면, 그래서 같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 기독교인의 진정한 섬김이요. 바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일 것입니다.
From the den of ministry
이병현 목사